새로운 선례를 만드는 「SD 그레타산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폰트 파운드리 티포텍(Typotheque)은 다양한 다국어 폰트 패밀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Greta Sans」는 다양한 언어와 웨이트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2020년 10월에는 산돌과 협업하여 「Greta Sans」의 한글 폰트 패밀리 「Sandoll 그레타산스」를 만들었습니다.
「Sandoll 그레타산스」는 출시 이후 도서 표지나 포스터에 크게 사용되는 ‘제목용’부터, 웹사이트와 비교적 장문의 텍스트로 사용되는 ‘본문용’까지 종횡무진의 활약상을 보여주었어요. 이미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산돌은 폰트 사용성을 더 높여서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방안을 계속해서 고민했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논의되었으나 현실가능성을 고려하니 자연스럽게 두 가지로 의견이 모아졌어요. 첫 번째는 정보의 위계 등을 보다 체계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탤릭’의 추가. 두 번째는 10종 웨이트 넘어, 보다 더 세밀한 웨이트 조정을 사원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베리어블’의 개발이었습니다.
본 아티클을 통해 상세히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탤릭을 포함한 새로운 폰트 패밀리 「SD 그레타산스」*에요. 쉽게는 이미 개발된 「Sandoll 그레타산스」에 이탤릭을 추가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생각과는 다르게 「SD 그레타산스」를 출시하는 과정은 매우 험난했습니다.
*산돌은 2023년 3월부터 산돌 폰트의 브랜드 표기명을 ‘Sadoll’에서 'SD'로 변경하였습니다. 본 표기명은 23년 3월 이후에 출시되는 폰트부터 적용됩니다.
이탤릭을 최적화하여 사용하는 방법
23년 3월에 출시된 「SD 그레타산스」의 주요한 특징은 라틴 이탤릭이 추가되었다는 것입니다. 추가된 라틴 이탤릭은 크기를 125% 키우는 조정 작업을 거쳤어요. 한글과 라틴의 섞어짜기를 고려하여 문장부호와 부호류 등을 한글과 조화롭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정이었습니다.
*티포텍의 「Greta Sans」 이탤릭은 피터빌락이 직접 디자인하여 2012년도에 출시했습니다.
사실 라틴 이탤릭의 조정 작업은 「SD 그레타산스」를 출시하는데 가장 크게 고민되는 지점이었어요. 이탤릭(italic)은 라틴 문자에서 사용되는 기울어진 스타일로 한글*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산돌 김슬기 디자이너의 폰트 ‘달슬’로 조선시대 서간체를 바탕으로 한 세로쓰기 반흘림 폰트. 라틴 이탤릭과 비슷한 한글의 스타일로는 ‘흘림’을 들 수가 있는데 라틴 이탤릭처럼 유형화가 완전히 되어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폰트 디자이너들이 한글의 다양한 유형화에 대해 고민중이니, 미래 어느 날에는 「SD 그레타산스」에 한글 이탤릭이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정이 필요하지 않다면 티포텍에서 제작한 라틴에 최적화된 이탤릭을 그대로 유지하고 출시하면 되었는데요. 산돌의 디자이너들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것은 ‘실제 폰트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어떻게 사용하는가’였습니다.
국내 모든 출판물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많은 사례를 확인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라틴 이탤릭의 최근 동향은 한글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보다, 라틴과 함께 사용하거나 라틴 이탤릭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SD 그레타산스」의 이탤릭은 라틴 단독 사용시 최적화된 방향으로 설정했습니다. 한글과 조화롭게 사용할 수 있게 조정된 몇몇 부호류 등은 추가 글립으로 제공하기로 했어요. 인디자인에서는 언어 설정을 ‘한국어’로 적용하면 조정된 이탤릭으로 자동으로 변경되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쪽부터 한글과 문장부호, 라틴과 문장부호, 라틴 이탤릭의 ‘한국어’ 언어 설정시 문장부호, 라틴 이탤릭의 기본 문장부호 순으로 조판한 예시입니다.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한글과의 조화로움을 위해 한글 크기와 위치에 맞게 설정된 문장부호를 활용할 수 있고, 라틴 이탤릭만으로 보다 영문에 최적화된 조판을 사용할 시에는 기본 문장부호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디자인 외의 프로그램에서는 언어 설정에 따라 자동 변경되지 않고, 대체글립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폰트 패밀리 「SD 그레타산스」
동시에 폰트를 출시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했어요. 2020년에 출시한 「Sandoll 그레타산스」에 라틴 이탤릭을 추가할 것인지, 「SD 그레타산스」라는 새로운 폰트 패밀리로 출시할 지에 대해서 결정을 해야했습니다. 사용 확장성만을 고려한다면 기존 폰트에 이탤릭을 추가하는 것이 맞아요.
하지만 라틴 이탤릭을 포함하게 된다면 웨이트가 10종에서 20종으로 과도하게 많아지는 문제점을 간과할 수 없었습니다. 폰트 사용성 고도화라는 시각에서 라틴 이탤릭을 사용하지 않는 소수 이용자의 사용성 또한 존중해야 했어요. 그 결과 산돌은 새로운 패밀리의 「SD 그레타산스」를 출시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인디자인의 폰트 목록 이미지 비교. 이탤릭과 함께 더 풍성한 조판을 원할 경우에는 왼쪽의 「SD 그레타산스」를, 이탤릭이 없이 보다 단순한 작업을 원할 경우에는 오른쪽의 「Sadnoll 그레타산스」를 사용하면 좀 더 편리합니다.
험난한 출시 과정을 거친만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SD 그레타산스」의 특징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2020년 출시된 「Sandoll 그레타산스」의 모든 웨이트에 라틴 이탤릭이 추가되어, 총 20종의 웨이트를 갖춘 새로운 폰트 패밀리입니다.
다양한 사용자 환경을 고려하여 라틴과 한글 각각에 최적화된 라틴 이탤릭 글립을 지원합니다
라틴 이탤릭의 사용도가 낮은 이용자들을 고려하여 「Sandoll 그레타산스」와 구분하여 새로운 폰트 패밀리로 출시했습니다.
「SD 그레타산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용성 확장의 마지막 퍼즐인 베리어블 작업도 진행되고 있어요. 너무 멀지않은 시기에 더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베리어블까지 완성된다면 사용자들이 원하는 곳에 더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모습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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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롱 |
상품기획팀 |
폰트와 그 주변, 그 너머 어딘가에서 생계를 꾸리고 있습니다. |
새로운 선례를 만드는 「SD 그레타산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폰트 파운드리 티포텍(Typotheque)은 다양한 다국어 폰트 패밀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Greta Sans」는 다양한 언어와 웨이트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2020년 10월에는 산돌과 협업하여 「Greta Sans」의 한글 폰트 패밀리 「Sandoll 그레타산스」를 만들었습니다.
「Sandoll 그레타산스」는 출시 이후 도서 표지나 포스터에 크게 사용되는 ‘제목용’부터, 웹사이트와 비교적 장문의 텍스트로 사용되는 ‘본문용’까지 종횡무진의 활약상을 보여주었어요. 이미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산돌은 폰트 사용성을 더 높여서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방안을 계속해서 고민했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논의되었으나 현실가능성을 고려하니 자연스럽게 두 가지로 의견이 모아졌어요. 첫 번째는 정보의 위계 등을 보다 체계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탤릭’의 추가. 두 번째는 10종 웨이트 넘어, 보다 더 세밀한 웨이트 조정을 사원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베리어블’의 개발이었습니다.
본 아티클을 통해 상세히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탤릭을 포함한 새로운 폰트 패밀리 「SD 그레타산스」*에요. 쉽게는 이미 개발된 「Sandoll 그레타산스」에 이탤릭을 추가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생각과는 다르게 「SD 그레타산스」를 출시하는 과정은 매우 험난했습니다.
*산돌은 2023년 3월부터 산돌 폰트의 브랜드 표기명을 ‘Sadoll’에서 'SD'로 변경하였습니다. 본 표기명은 23년 3월 이후에 출시되는 폰트부터 적용됩니다.
이탤릭을 최적화하여 사용하는 방법
23년 3월에 출시된 「SD 그레타산스」의 주요한 특징은 라틴 이탤릭이 추가되었다는 것입니다. 추가된 라틴 이탤릭은 크기를 125% 키우는 조정 작업을 거쳤어요. 한글과 라틴의 섞어짜기를 고려하여 문장부호와 부호류 등을 한글과 조화롭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정이었습니다.
*티포텍의 「Greta Sans」 이탤릭은 피터빌락이 직접 디자인하여 2012년도에 출시했습니다.
사실 라틴 이탤릭의 조정 작업은 「SD 그레타산스」를 출시하는데 가장 크게 고민되는 지점이었어요. 이탤릭(italic)은 라틴 문자에서 사용되는 기울어진 스타일로 한글*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산돌 김슬기 디자이너의 폰트 ‘달슬’로 조선시대 서간체를 바탕으로 한 세로쓰기 반흘림 폰트. 라틴 이탤릭과 비슷한 한글의 스타일로는 ‘흘림’을 들 수가 있는데 라틴 이탤릭처럼 유형화가 완전히 되어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폰트 디자이너들이 한글의 다양한 유형화에 대해 고민중이니, 미래 어느 날에는 「SD 그레타산스」에 한글 이탤릭이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정이 필요하지 않다면 티포텍에서 제작한 라틴에 최적화된 이탤릭을 그대로 유지하고 출시하면 되었는데요. 산돌의 디자이너들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것은 ‘실제 폰트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어떻게 사용하는가’였습니다.
국내 모든 출판물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많은 사례를 확인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라틴 이탤릭의 최근 동향은 한글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보다, 라틴과 함께 사용하거나 라틴 이탤릭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SD 그레타산스」의 이탤릭은 라틴 단독 사용시 최적화된 방향으로 설정했습니다. 한글과 조화롭게 사용할 수 있게 조정된 몇몇 부호류 등은 추가 글립으로 제공하기로 했어요. 인디자인에서는 언어 설정을 ‘한국어’로 적용하면 조정된 이탤릭으로 자동으로 변경되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쪽부터 한글과 문장부호, 라틴과 문장부호, 라틴 이탤릭의 ‘한국어’ 언어 설정시 문장부호, 라틴 이탤릭의 기본 문장부호 순으로 조판한 예시입니다.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한글과의 조화로움을 위해 한글 크기와 위치에 맞게 설정된 문장부호를 활용할 수 있고, 라틴 이탤릭만으로 보다 영문에 최적화된 조판을 사용할 시에는 기본 문장부호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디자인 외의 프로그램에서는 언어 설정에 따라 자동 변경되지 않고, 대체글립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폰트 패밀리 「SD 그레타산스」
동시에 폰트를 출시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했어요. 2020년에 출시한 「Sandoll 그레타산스」에 라틴 이탤릭을 추가할 것인지, 「SD 그레타산스」라는 새로운 폰트 패밀리로 출시할 지에 대해서 결정을 해야했습니다. 사용 확장성만을 고려한다면 기존 폰트에 이탤릭을 추가하는 것이 맞아요.
하지만 라틴 이탤릭을 포함하게 된다면 웨이트가 10종에서 20종으로 과도하게 많아지는 문제점을 간과할 수 없었습니다. 폰트 사용성 고도화라는 시각에서 라틴 이탤릭을 사용하지 않는 소수 이용자의 사용성 또한 존중해야 했어요. 그 결과 산돌은 새로운 패밀리의 「SD 그레타산스」를 출시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인디자인의 폰트 목록 이미지 비교. 이탤릭과 함께 더 풍성한 조판을 원할 경우에는 왼쪽의 「SD 그레타산스」를, 이탤릭이 없이 보다 단순한 작업을 원할 경우에는 오른쪽의 「Sadnoll 그레타산스」를 사용하면 좀 더 편리합니다.
험난한 출시 과정을 거친만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SD 그레타산스」의 특징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2020년 출시된 「Sandoll 그레타산스」의 모든 웨이트에 라틴 이탤릭이 추가되어, 총 20종의 웨이트를 갖춘 새로운 폰트 패밀리입니다.
다양한 사용자 환경을 고려하여 라틴과 한글 각각에 최적화된 라틴 이탤릭 글립을 지원합니다
라틴 이탤릭의 사용도가 낮은 이용자들을 고려하여 「Sandoll 그레타산스」와 구분하여 새로운 폰트 패밀리로 출시했습니다.
「SD 그레타산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용성 확장의 마지막 퍼즐인 베리어블 작업도 진행되고 있어요. 너무 멀지않은 시기에 더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베리어블까지 완성된다면 사용자들이 원하는 곳에 더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모습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