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리어블 폰트는 여러 개의 폰트를 하나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폰트입니다. 예를들어 9종의 굵기로 이루어져 있는 폰트 패밀리를 하나의 파일 사용할 수 있고, 사용자의 마음대로 9종 사이사이의 굵기까지 미세하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굵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을 축(Axis)으로 설정해 수많은 개별 폰트를 하나의 파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다양한 분야의 기술들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컴퓨터과학 분야는 인공지능을 필두로 불과 몇 년 사이에 대세가 달라질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폰트는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지만, 폰트 기술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명 어디선가 관련한 기술도 발전하고 있을 텐데 말이죠. 더 좋은 폰트를 만들고,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선 폰트 기술의 트렌드와 발전 과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산돌 타입랩팀에서는 폰트 제작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폰트 기술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주제로 배리어블 폰트에 대한 이야기를 1부와 2부로 나누어 준비했습니다.
「SD 노벰버」 VF
배리어블 폰트의 개발 배경과 역사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폰트*는 단일 파일마다 고정된 웨이트와 스타일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의 폰트가 다양한 웨이트, 스타일로 구성된 슈퍼 패밀리라면 제작자는 모든 웨이트와 스타일을 만들어야만 합니다. 또 사용자는 각각의 폰트를 구매하고 설치해야만 하고요. 이는 패밀리가 커질수록 제작자의 부담과 사용자의 번거로움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Static font: 고정 폰트
이러한 폰트 사용환경은 운영체제나 전자기기를 만드는 기업들에게도 큰 골칫거리로 여겨졌습니다. 폰트 파일의 확장자에 따라 발생하는 호환성 문제나 웹 타이포그래피 환경에서의 제한된 활용 방식 등 또한 그랬습니다. 결국 이런 사용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구글, 어도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 손을 잡고 새로운 폰트 표준 Opentype 1.8을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에는 현재 배리어블 폰트*라고 일컷는 ‘OpenType Font Variations’라는 기술도 포함되었습니다. 배리어블 폰트는 발표와 동시에 많은 관심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기존 폰트의 한계를 부수고 폰트 사용 환경을 한 단계 도약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Variable font: 가변 폰트
*2016년 AtypI에서 발표되었다.
2016년 9월 14일 ATypI 바르샤바에서 발표 중인 OpenType 1.8 Monotype(링크)
배리어블 폰트 기술과 원리
배리어블 폰트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걸까요? 배리어블 폰트는 선형 보간법이라는 계산법을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선형 보간법이란, 양 끝점의 값이 주어졌을 때 그 사이에 위치한 중간 점의 값을 추정하기 위해 직선거리에 따라 선형적으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아래 이미지 예시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봅시다. 현재 한 직선 위에 놓인 점 A, B, C의 정보 중 A~C 사이의 거릿값(a), B~C 사이의 거릿값(b), 그리고 A와 B의 좌푯값만 주어져 있습니다. 이때 C의 좌표를 추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형 보간법의 이론에 따르면 A~B의 거릿값(a+b)에 따라 A에서 B로 이동하는 좌푯값의 변화율을 계산하여 a만큼 이동한 C의 좌푯값을 추산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죠?
선형 보간법을 점에서 면으로 확장시켜 보겠습니다. 우선 '선형' 보간법이기 때문에 개념상 위에서 A와 B를 이어주는 선의 역할을 해줄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축(Axis)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아래 이미지에서는 사각형 A와 B가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각각 0, 100이라는 축 값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때, 축의 정확히 중간(50)에 위치한 사각형 C를 추산하기 위해 선형 보간법을 사용합니다. 사각형 C가 축의 중간에 위치한다는 뜻은 사각형 A가 사각형 B로 이동하는 과정 중 정확히 중간일 때의 형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각 꼭짓점의 좌표를 놓고 보자면 꼭짓점 A1이 B1으로 변화하는 과정 중 정확히 중간에 해당하는 좌표가 꼭짓점 C1의 좌표라고 추산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를 이용해 C의 모든 꼭짓점 값을 구하여 사각형 C의 형태를 그려낼 수 있겠죠.
배리어블 폰트는 선형 보간법을 기반으로 한 축(Axis)이라는 개념을 통해, 폰트의 웨이트뿐만 아니라 폰트의 너비, 디테일, 스타일, 기울기, 위치 등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축이란 폰트에서 조정할 수 있는 디자인 요소 및 특성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글자의 두께를 결정하는 Weight 축과 너비를 결정하는 Width 축 외에도 글자의 기울기, 무게중심, 디자인 디테일 등 디자이너의 의도에 따라 글자의 다양한 특성을 결정하는 축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한 폰트에 여러 종류의 축을 설정할 수도 있으며, 축에 따른 폰트 형태의 변화도 디자이너의 의도에 따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SD 민부리」는 KR Align, LT Align 축을 이용해 한글, 라틴의 속공간을 선택할 수 있다.(9월 출시 예정)
여기까지 배리어블 폰트의 역사와 기술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봤습니다. 1부의 내용만 읽으면 “그래서 배리어블 폰트가 뭐가 좋은데?”라는 의문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2부에서는 배리어블 폰트의 장단점과 배리어블 폰트를 활용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더 유익한 내용으로 돌아올 테니 이어지는 2부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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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섭 |
타입랩팀 |
글자를 디자인하며, 폰트가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기술을 다듬는 일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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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분야의 기술들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컴퓨터과학 분야는 인공지능을 필두로 불과 몇 년 사이에 대세가 달라질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폰트는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지만, 폰트 기술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명 어디선가 관련한 기술도 발전하고 있을 텐데 말이죠. 더 좋은 폰트를 만들고,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선 폰트 기술의 트렌드와 발전 과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산돌 타입랩팀에서는 폰트 제작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폰트 기술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주제로 배리어블 폰트에 대한 이야기를 1부와 2부로 나누어 준비했습니다.
「SD 노벰버」 VF
배리어블 폰트의 개발 배경과 역사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폰트*는 단일 파일마다 고정된 웨이트와 스타일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의 폰트가 다양한 웨이트, 스타일로 구성된 슈퍼 패밀리라면 제작자는 모든 웨이트와 스타일을 만들어야만 합니다. 또 사용자는 각각의 폰트를 구매하고 설치해야만 하고요. 이는 패밀리가 커질수록 제작자의 부담과 사용자의 번거로움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Static font: 고정 폰트
이러한 폰트 사용환경은 운영체제나 전자기기를 만드는 기업들에게도 큰 골칫거리로 여겨졌습니다. 폰트 파일의 확장자에 따라 발생하는 호환성 문제나 웹 타이포그래피 환경에서의 제한된 활용 방식 등 또한 그랬습니다. 결국 이런 사용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구글, 어도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 손을 잡고 새로운 폰트 표준 Opentype 1.8을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에는 현재 배리어블 폰트*라고 일컷는 ‘OpenType Font Variations’라는 기술도 포함되었습니다. 배리어블 폰트는 발표와 동시에 많은 관심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기존 폰트의 한계를 부수고 폰트 사용 환경을 한 단계 도약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Variable font: 가변 폰트
*2016년 AtypI에서 발표되었다.
2016년 9월 14일 ATypI 바르샤바에서 발표 중인 OpenType 1.8 Monotype(링크)
배리어블 폰트 기술과 원리
배리어블 폰트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걸까요? 배리어블 폰트는 선형 보간법이라는 계산법을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선형 보간법이란, 양 끝점의 값이 주어졌을 때 그 사이에 위치한 중간 점의 값을 추정하기 위해 직선거리에 따라 선형적으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아래 이미지 예시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봅시다. 현재 한 직선 위에 놓인 점 A, B, C의 정보 중 A~C 사이의 거릿값(a), B~C 사이의 거릿값(b), 그리고 A와 B의 좌푯값만 주어져 있습니다. 이때 C의 좌표를 추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형 보간법의 이론에 따르면 A~B의 거릿값(a+b)에 따라 A에서 B로 이동하는 좌푯값의 변화율을 계산하여 a만큼 이동한 C의 좌푯값을 추산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죠?
선형 보간법을 점에서 면으로 확장시켜 보겠습니다. 우선 '선형' 보간법이기 때문에 개념상 위에서 A와 B를 이어주는 선의 역할을 해줄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축(Axis)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아래 이미지에서는 사각형 A와 B가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각각 0, 100이라는 축 값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때, 축의 정확히 중간(50)에 위치한 사각형 C를 추산하기 위해 선형 보간법을 사용합니다. 사각형 C가 축의 중간에 위치한다는 뜻은 사각형 A가 사각형 B로 이동하는 과정 중 정확히 중간일 때의 형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각 꼭짓점의 좌표를 놓고 보자면 꼭짓점 A1이 B1으로 변화하는 과정 중 정확히 중간에 해당하는 좌표가 꼭짓점 C1의 좌표라고 추산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를 이용해 C의 모든 꼭짓점 값을 구하여 사각형 C의 형태를 그려낼 수 있겠죠.
배리어블 폰트는 선형 보간법을 기반으로 한 축(Axis)이라는 개념을 통해, 폰트의 웨이트뿐만 아니라 폰트의 너비, 디테일, 스타일, 기울기, 위치 등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축이란 폰트에서 조정할 수 있는 디자인 요소 및 특성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글자의 두께를 결정하는 Weight 축과 너비를 결정하는 Width 축 외에도 글자의 기울기, 무게중심, 디자인 디테일 등 디자이너의 의도에 따라 글자의 다양한 특성을 결정하는 축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한 폰트에 여러 종류의 축을 설정할 수도 있으며, 축에 따른 폰트 형태의 변화도 디자이너의 의도에 따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SD 민부리」는 KR Align, LT Align 축을 이용해 한글, 라틴의 속공간을 선택할 수 있다.(9월 출시 예정)
여기까지 배리어블 폰트의 역사와 기술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봤습니다. 1부의 내용만 읽으면 “그래서 배리어블 폰트가 뭐가 좋은데?”라는 의문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2부에서는 배리어블 폰트의 장단점과 배리어블 폰트를 활용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더 유익한 내용으로 돌아올 테니 이어지는 2부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기술을 다듬는 일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