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입브랜딩
Galaxy Watch를 위한 숫자 폰트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는 일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반복됩니다. 워낙 익숙한 동작이라, 우리는 그 순간 어떤 숫자를 읽고 있는지조차 잘 의식하지 못하죠. 그래서 워치 화면의 숫자는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언제나 정확하게 읽혀야 합니다. 삼성전자 Galaxy Watch 신작에는 바로 이 조건을 위해 새로 다듬은 숫자가 담겼습니다.
산돌은 삼성전자와 함께 Galaxy Watch 전용 숫자 폰트 「Watch Num」을 개발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One UI Sans의 숫자를 바탕으로, 숫자의 가독성과 시인성을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이었습니다. 스마트 워치는 스마트폰과 사용 조건부터 다릅니다. 화면은 훨씬 작고, 사용자는 손목을 든 짧은 순간에 정보를 확인합니다. 그 찰나에도 숫자가 한눈에 들어와야 하고, 크기가 작아져도 흐릿해지지 않아야 하죠.「Watch Num」은 이러한 워치의 사용 환경을 중심에 두고 설계했습니다.
숫자에 집중한 워치 전용 구성

이번 작업은 문자 전체가 아니라 오직 숫자에 집중한 튜닝입니다. 숫자 10자(0–9)를 중심으로, 시간과 각도를 표기할 때 필요한 다섯 가지 부호—콜론(:), 도 기호(°), 작은따옴표('), 큰따옴표("), 콤마(,)—를 기존 One UI Sans를 기반으로 보완했습니다. 다뤄야 할 글자가 분명한 만큼, 작업의 방향도 처음부터 선명했습니다.
숫자는 고정폭과 가변폭 두 가지로 만들었습니다. 타이머처럼 숫자가 쉴 새 없이 바뀌는 화면에서는 폭이 일정한 고정폭이, 날짜나 온도처럼 값이 안정적인 정보에는 가변폭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워치 페이스 디자인이나 정보를 배치하는 방식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스타일은 고딕과 라운드 두 가지입니다. 같은 뼈대를 공유하지만 화면에서 주는 인상은 꽤 다릅니다. 고딕은 정돈된 단정함을, 라운드는 부드러운 친근함을 전합니다. 굵기는 가장 가는 Hairline(100)부터 가장 두꺼운 Black(900)까지 아홉 단계로 구성했고, 배리어블 폰트로도 제공해 100과 900 사이에서 원하는 두께를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One UI Sans에서 출발해, 워치에 맞게 다시 다듬다
디자인의 바탕은 One UI Sans 숫자입니다. 이미 여러 해 동안 디지털 환경에서 검증된 형태인 만큼, 완전히 새로 그리기보다 이 견고한 토대 위에서 워치 환경에 맞게 다듬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먼저 옵티컬 사이즈(Optical Size)를 보정했습니다. 같은 폰트라도 12pt로 볼 때와 72pt로 볼 때 인상이 다릅니다. 큰 크기에서는 안정적이던 획 대비가, 작은 크기에서는 세로획보다 가로획을 유독 가늘어 보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Watch Num은 실제 워치에서 쓰이는 작은 크기를 기준으로 획 대비와 속공간을 다시 잡았습니다. 단순히 축소한 것이 아니라, 그 크기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보이는 형태로 정밀하게 맞춘 것입니다.

다음으로 뼈대를 손봤습니다. One UI Sans는 대문자가 소문자보다 조금 더 기하학적으로 보이는데, 숫자가 이 대문자들과 나란히 놓여도 어색하지 않아야 했습니다. UI 전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숫자의 곡선도 함께 둥글게 정리했습니다.
작게 보이는 순간을 위한 미세 조정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거쳐 워치 환경에서 많이 사용되는 Medium 웨이트를 500에서 540 정도로 조정했고, 한 웨이트가 바뀐 만큼 인접한 웨이트의 균형도 함께 다듬었습니다. 넓어 보이던 자간은 숫자 자체의 폭을 조금 넓히고, 고정폭 숫자의 경우 글자 사이 간격(메트릭)은 미세하게 줄이는 방식으로 풀었습니다. 이런 조정들이 쌓이면서 숫자 하나하나가 화면 안에서 더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고, 여러 숫자가 나란히 놓였을 때도 한결 밀도 있고 정돈된 인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산돌은 손목 위에서 가장 자주 읽히는 숫자를 위해, 가장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다듬었습니다. 사용자가 시간을 확인하는 그 짧은 순간에도 숫자가 분명하게 읽히도록 하는 것. 의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이번 Galaxy Watch 숫자 폰트 프로젝트가 향한 지점입니다. 이 숫자들이 이제 여러분의 손목 위에서 조금 더 또렷하게 제 몫을 다하길 바랍니다. 안녕~


정현아
크리에이티브센터
글자를 그리고 있으며,
스스로 앞으로의 작업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타입브랜딩
Galaxy Watch를 위한 숫자 폰트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는 일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반복됩니다. 워낙 익숙한 동작이라, 우리는 그 순간 어떤 숫자를 읽고 있는지조차 잘 의식하지 못하죠. 그래서 워치 화면의 숫자는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언제나 정확하게 읽혀야 합니다. 삼성전자 Galaxy Watch 신작에는 바로 이 조건을 위해 새로 다듬은 숫자가 담겼습니다.
산돌은 삼성전자와 함께 Galaxy Watch 전용 숫자 폰트 「Watch Num」을 개발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One UI Sans의 숫자를 바탕으로, 숫자의 가독성과 시인성을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이었습니다. 스마트 워치는 스마트폰과 사용 조건부터 다릅니다. 화면은 훨씬 작고, 사용자는 손목을 든 짧은 순간에 정보를 확인합니다. 그 찰나에도 숫자가 한눈에 들어와야 하고, 크기가 작아져도 흐릿해지지 않아야 하죠.「Watch Num」은 이러한 워치의 사용 환경을 중심에 두고 설계했습니다.
숫자에 집중한 워치 전용 구성
이번 작업은 문자 전체가 아니라 오직 숫자에 집중한 튜닝입니다. 숫자 10자(0–9)를 중심으로, 시간과 각도를 표기할 때 필요한 다섯 가지 부호—콜론(:), 도 기호(°), 작은따옴표('), 큰따옴표("), 콤마(,)—를 기존 One UI Sans를 기반으로 보완했습니다. 다뤄야 할 글자가 분명한 만큼, 작업의 방향도 처음부터 선명했습니다.
숫자는 고정폭과 가변폭 두 가지로 만들었습니다. 타이머처럼 숫자가 쉴 새 없이 바뀌는 화면에서는 폭이 일정한 고정폭이, 날짜나 온도처럼 값이 안정적인 정보에는 가변폭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워치 페이스 디자인이나 정보를 배치하는 방식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스타일은 고딕과 라운드 두 가지입니다. 같은 뼈대를 공유하지만 화면에서 주는 인상은 꽤 다릅니다. 고딕은 정돈된 단정함을, 라운드는 부드러운 친근함을 전합니다. 굵기는 가장 가는 Hairline(100)부터 가장 두꺼운 Black(900)까지 아홉 단계로 구성했고, 배리어블 폰트로도 제공해 100과 900 사이에서 원하는 두께를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One UI Sans에서 출발해, 워치에 맞게 다시 다듬다
디자인의 바탕은 One UI Sans 숫자입니다. 이미 여러 해 동안 디지털 환경에서 검증된 형태인 만큼, 완전히 새로 그리기보다 이 견고한 토대 위에서 워치 환경에 맞게 다듬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먼저 옵티컬 사이즈(Optical Size)를 보정했습니다. 같은 폰트라도 12pt로 볼 때와 72pt로 볼 때 인상이 다릅니다. 큰 크기에서는 안정적이던 획 대비가, 작은 크기에서는 세로획보다 가로획을 유독 가늘어 보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Watch Num은 실제 워치에서 쓰이는 작은 크기를 기준으로 획 대비와 속공간을 다시 잡았습니다. 단순히 축소한 것이 아니라, 그 크기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보이는 형태로 정밀하게 맞춘 것입니다.
다음으로 뼈대를 손봤습니다. One UI Sans는 대문자가 소문자보다 조금 더 기하학적으로 보이는데, 숫자가 이 대문자들과 나란히 놓여도 어색하지 않아야 했습니다. UI 전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숫자의 곡선도 함께 둥글게 정리했습니다.
작게 보이는 순간을 위한 미세 조정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거쳐 워치 환경에서 많이 사용되는 Medium 웨이트를 500에서 540 정도로 조정했고, 한 웨이트가 바뀐 만큼 인접한 웨이트의 균형도 함께 다듬었습니다. 넓어 보이던 자간은 숫자 자체의 폭을 조금 넓히고, 고정폭 숫자의 경우 글자 사이 간격(메트릭)은 미세하게 줄이는 방식으로 풀었습니다. 이런 조정들이 쌓이면서 숫자 하나하나가 화면 안에서 더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고, 여러 숫자가 나란히 놓였을 때도 한결 밀도 있고 정돈된 인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산돌은 손목 위에서 가장 자주 읽히는 숫자를 위해, 가장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다듬었습니다. 사용자가 시간을 확인하는 그 짧은 순간에도 숫자가 분명하게 읽히도록 하는 것. 의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이번 Galaxy Watch 숫자 폰트 프로젝트가 향한 지점입니다. 이 숫자들이 이제 여러분의 손목 위에서 조금 더 또렷하게 제 몫을 다하길 바랍니다. 안녕~
정현아
크리에이티브센터